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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이야기

좌충우돌 임신, 출산기 1

like a bird 2017. 4. 18.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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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후 2년즈음 지나서였나 아직 아기 생각은 없이 그냥 둘이 잘먹고 잘살던 어느날입니다.
어느 초여름 시댁 삭구들은 물론 모든 친척들까지 모여 가족 모임을 갖고 술을 엄청 마셨어요.
못 마시는 술 어른들께 한잔씩만 받아도 소주 한병은 훌쩍 넘어가고 어머님의 도움하에 몰래몰래 버리기도 여러잔이었어요.
그 많은 잔 다 마셨으면 실려갔을지도 모릅니다.
눈치껏 버렸음에도 한병은 마신듯해요.
그렇게 지나고 7월초에 으실으실 추위를 느껴 깨던 어느날 급기야 인조 털코트를 꺼내 입고 두꺼운 이불을 덥고 잡니다.
그러다 몸이 이상해 이리저리 검색하다 테스트기를 해보니 임신인거 같아 주말에 친정이 있는 의정부의 한 산부인과를 가니 임신 맞다고 2주후에 오라네요.
으앙 선생님 저 2주전에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몰라요. 이대로 아이 낳아도 되나요 물었더니 앞으로만 안마시면 된다며 괜찮으니 걱정말래요.
뭐 그러면 안되겠지만 초기에 모르고 술담배 더 많이하고도 건강한 아이 낳았다고요.
그리고는 2주뒤 오랬는데 더위에 지하철로 서울과 의정부를 오가는 일이 귀찮아 6주후에 가게됩니다.
이건 뭐 사랑과 전쟁도 아니고 의사샘은 아기 잘 크고 있다며 갈때마다 이젠 4주후에 뵐께요 하세요.
전 꿋꿋하게 6주후에 일요일마다 갑니다.





그러던 어느날 4주만에 가게되었는데 그날 제 주치의 샘이 없다는거에요.
왜 안계시냐 전 주치의 샘한테 진료받고 싶다하니 일요일 당직이 6주마다 바뀌는데 어찌 그동안 그렇게 잘 맞춰왔냐며 병원 홈피를 가면 당직의사선생님 나와 있으니 주치의샘께 진료원하면 계실때 보고 오라고 하시네요.
첫 아이라 그런지 살도 많이 안찌고 운이 좋게도 입덧조차 없이 그렇게 편한 임신 시기를 보냈습니다.
다만 탄수화물 중독인 제가 빵이나 밀가루를 먹으면 그렇게 속이 쓰리고 아파서 오로지 밥만 먹었어요. 과일과 밥만요.
그것도 초기엔 한달 넘게 미역죽에 신김치만 엄청 먹었답니다.
그리 좋아했던 과자도 빵도 눈앞에 두고도 보기만해도 느끼함에 안먹어지더라고요.
그런데 웃기게도 빵이나 과자 안먹던 신랑이 저 대신 그런걸 먹더군요.
태동도 그저 꾸물럭대고 물풍선 출렁이듯 돌아다니는 아이의 성별을 은연중 예쁘다는 말씀으로 주치의샘 대신 초음파샘이 중기가 넘어서서 알려주셨답니다

동서네에서 고맙게도 첫 조카 출산 선물을 사준다해서 아기띠부터 이불과 내복까지 풀셋트로 구매도 해줬고요.
그러던 2월의 어느날 밥을 먹으려 요리를 하는데 뭔가가 왈칵 쏟아지는데 이건 뭐 나도 모르게 소변을 본건가하고 부끄러워하다 그거랑은 다른 느낌에 책을 뒤져보니 양수가 나온거 같아 병원에 전화하니 조금 기다려봤다 몸이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얼른 병원에 오라고 합니다.
남편도 출근했고 혼다 당황스러워 그저 누워있는데 그후론 괜찮았어요.
그리고 그다음주 병원가니 아직은 괜찮다고 다음주에 디시 내원하라하십니다.

예정일은 3월 8일이어서 막달까지도 일하던 전 2월의 마지막날 콩콩 뛰어 출근길 버스를 타고 출근을해요.
일주일정도 쉬고 아이를 낳을 생각이라 2월까지만 일을하고 출산 휴가에 들어가기로 했던거죠.
그리고 퇴근하기전 화장실을 가니 살짝 피가 비치는게 덜컥 겁이 나더라고요.
임신내내 가진통도 남들이 말하는 밑이 빠질거같은 것도 못느꼈는데 급 긴장이되더라고요.
퇴근후 열심히 기존에 싸둔 가방을 다시 점검하고 밥먹고 샤워하고 오리걸음으로 방도 닦는둥 나름 운동도해봅니다.
다음날 친정에 가있는게 낫겠다싶어 모둔 준비를 마쳐놨어요.
잠을 자야하는데 잠은 안오고 새벽 1시가 다되서야 겨우 잠이 들었어요.
긴장이 풀려서였는데 너무도 편한 꿀잠을 자다가 진통을 느끼고 잠을깨서 시계를보니 2시반이에요.
첫 진통을 느끼면 이제 언제 아기가 나올지 모르니 더 긴장이되서 다시 한번 샤워를 합니다.
주변에서 병원가기전 샤워도하고 밥도 꼭 먹으라해서 새벽 5시엔 밥도해서 7시에 남편을 깨워 밥먹고 치우고 짐을들고 3월 1일 지하철을 타고 친정으로 향해요.
망원역에서 6호선을 타고가다 의정부행 1호선을 갈아탑니다.
마침 지하철은 파업이라 차량도 많지 않으니 사람은 많고 앉을 자리도 없어 서서가는데 조금씩 진통 간격도 짧아집니다.





친정에 도착하니 11시쯤.
초산은 진통 간격 7분쯤되면 병원에 가야지 너무 일찍가도 안좋단말에 또 그냥 참습니다.
아직은 견딜만하고 언니가 조카때 너무 일찍가서 수술했다며 엄마는 좀 기다렸다 가라고 하시네요.
두 시간도 채 못잤고 친정에오니 긴장도 풀려 잠이 쏟아져 조금 자려고 누워서 2시간쯤 잤는데 진통 간격이 조금 더 짧아졌어요.
체크해보니 15분정도...
뭐 더 필요한게 없나 생각해보니 젖병 세정제를 안산거 같아서 집앞 마트에 갑니다.
아... 그런데 갑자기 진통도 더 세게 느껴지고 간격도 짧은게 재보니 길게는 10분정도 짧게는 8분정도여서 얼른 집에 가기로해요.
다시 한번 더 씻고 병원 가려니 엄마가 밥먹고 가라고 하십니다.
밥을 먹는데 너무 아파서 앉아있기도 힘들더라고요.
저녁 8시쯤 도저히 안되겠어서 아빠차를 신랑이 운전해서 엄마와 함께 병원에 가게되었어요.
야간에 3.1절 휴일이라 주치의 샘도 없고 병원에선 분주해지고 전 갑자기 한기에 너무 너무 추웠어요.
아... 내진을 하더니 2~3센치 열렸다고 아직 멀었다 하십니다.
허리는 아프고 배도 아프고 장말 너무 너무 힘들어 죽을거 같았어요.
무엇보다도 허리가 정말 끊어질거같아 힘들더군요.
엄마와 조산사분의 지시아래 남편의 허리 맛사지가 들어가니 신기하게 허리는 더이상 안아픈데 배가 너무 너무 아파 죽을거 같았어요.
으엉 으엉 울고 있는데 조산사분이 힘을 한번 줘보래요.
갑자기 분주하더니 분만실로 가자고 합니다.
분만실에 들어가서 누우니 의사샘이 들어오시고 힘을 주라십니다.
으아~~악 힘을 주니 의사샘 저한테 소리는 지르지 말래요.
아파요 잉잉잉.
한 번 더 힘을 줘 봅시다해거 이번엔 입을 다물고 으으윽 힘을주니 뭔가 시원해지며 쑤~욱 빠져나가는 느낌이나고 서걱소리와 이러저러한 조치를 하는등 드디어 아기 울음소리도 들리고 제 위에 조그마한 아기를 올려주십니다.
3월 1일 밤 10시 6분 첫 진통을 느낀지 20시간만에 3.08kg의 건강한 이쁜 딸과 드디어 만나게 되었어요.







운이 좋게도 주치의 샘이 그날의 당직샘이어서 큰아이를 받아주셨어요.
회복실을 거쳐 1인실로가서 영양제도 맞고 하루는 넘 힘들었는데 다음날부터 무슨 교육등등 너무 바쁘고 정신없는 3일을 보내고 아기와 퇴원.
병원비는 자연분만으로 인해 야간 분만임에도 3일 1인실에 영양제를 맞고도 26만원정도 였습니다.
아이 낳는게 남들보단 비교적 쉬웠던 저의 첫 애 출산기였습니다.
임신과 출산이 쉬워서였는지 6학년인 그 아이가 아직까지도 비교적 수월하게 말 잘 듣고 커주고 있음에 늘 고마울 따름입니다.
둘째는 음... 성향이 많이 달라요.
그 누가 둘째는 첫 애보다 쉽다고 했을까요?
둘째 출산기도 곧 개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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