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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폭망 인테리어

like a bird 2017. 1. 1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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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살이중 드디어 저렴한 20년이 넘는 아파트를 발견합니다.

은행과 사이좋게 지분을 나눠갖기로 했어요.

그래도 제가 조금 더 많은 지분을 갖게 되었지만 32평 아파트의 거실과 현관은 은행 꺼랍니다.

20년중 최소 10년이상은 인테리어 없이 사셨던듯한 오래된 낡은 아파트였어요.

처음 결혼해서는 4~50정도면 맞벌이 안해도 되겠지하다 아이들 낳고는 환갑까진 일해야겠구나 했는데 집을 사면서 대출을 받고나니 칠순까지 일해야한다는걸 알아버렸어요.


개별로 인테리어를 맡기고 싶었지만 맞벌이 직장맘에겐 그렇게 인테리어를 알아보기도 힘들더라고요.

게다가 아이 둘 거의 독박 육아에 신랑은 바쁘니까요.

인터넷으로 업체 검색하고 동네 인테리어집에 견적도 받아봤는데 그래도 동네가 AS 받기도 편할거 같았고 여사장님도 친절(여기에 완전 속아서 망했어요)하시고 기타등등 가까이서 자주보면 좋겠다 싶어서 선택했습니다.

인터넷 업체와 가격차이도 많이 나지 않았어요.

처음엔 화장실과 씽크대 그리고 샷시는 따로 하고 싶었는데 인테리어의 설득에 홀라당 넘어간 제가 바보였어요.

다행히 씽크대만큼은 따로 하게 되었는데 음... 제일 만족하는 부분입니다.

씽크대 인테리어에 안하길 정말 잘했다 백번 천번 1년반이 지난 지금에도 젤 잘했다 하는 부분이에요.

인테리어 업체에서 ㅎ 통해서 해준다는거 돈도 비싸고 사재로 했는데 브랜드보다 저렴한 가격에 하이그로시 아닌 도장제품을 했답니다. 음... 샷시는 L꺼 해주는줄 알았는데 ㅎ꺼였어요 에효... 이쁘긴 합니다. 대신 단열에선 완전 후져서 지금도 웃풍이 대단해요.

그브랜드 어떤진 몰라도 영업직원(아가씨)가 정말 어설퍼서 싫었는데 믿고 해달라고 인테리어 사장님 설득에 또 홀딱했네요.

장사하는분들이 이렇게 잘 홀려서 물건 파는가 싶은게 전 장사는 못할듯해요.




이사까지 거희 한달이란 시간이 있어서 정말 여유있게 인테리어 할 수 있는 시간을 줬더니 다른집 공사하고 밤에하고 남는 시간에 하고그랬던거 같은티가 나네요. 직장인이라 주말이나 야간에 잠깐 몇번 들려서인지 제대로 확인도 안됐고요.

거기에 이전 상태가 정말 귀신나올듯한 상태에 촌스러움의 극치여서 그저 뭐 하나만 새거로해도 다 좋아보였어요.

풀인테리어 처음해보는 초보여서 하나도 몰랐던 무지함에서 나온거였고 인테리어 후에 알게된 사실은 제가 어리고 사람 좋아보이고 어찌해줘도 따지지 못하게 생겨서 그런거였더라고요. 진작에 남편찬스 한번 썼다면 좀 더 잘 해줬을텐데하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좀 싸가지 없게 생겨줬어야하는데 그러질 못해 만만해보이니 이런일도 생기더군요.

어찌 인테리어 다 끝나고보니 일단 화장실 따로 알아본 업체에서 대림도비도스꺼로 해준다고 했는데 자기넨 중국산 그런거 안쓴다더니 변기와 세면대에 중국산 영문이 보이더군요. 욕조가 없는 화장실 아이들과 욕조 좋아하는 저라서 욕조를 하고 싶었는데 할 수 없는 상태라고 했는데 이건 인테리어가 핑계대느라 거짓말한거란 의심이 스물스물 그러나 증거가 없다죠.

샤워부스가 이탈하는 사태 발생. 전화하니 자재가 없어 고정을 못했다고 합니다. 나중에 화장실 시공업체에서 하는말이 자기넨 거기 두고왔다고 분명 있을거라고하는데 퇴근한 신랑이 육각렌치가 없어 이따위로 했냐고 욕을 욕을하면서 여자랑 아이들만 있는집에 오지도 말라고 한마디하니 고분고분. 저한텐 큰소리(여자여서) 남편한텐 고분고분 에효... 참 서럽네요.




페인트도 엉망. 너무 대충 칠한티가 나서 다시 칠해달라고 요구했어요. 와서는 대충대충 합니다. 그리고 확인도 다하고 후다닥 가버리네요. 그러곤 하는얘기가 제가 그분들 가시는데 인사도 안했다고 뭐라고 하셨다네요. 도망가듯 가버리셔서 확인도 인사도 못드린건데 오히려 저를 욕했다니 기분나쁘더라고요. 인테리어 잔금이 남아있으나 만족을 못하니 AS관련 요청을하니 저한테 다다다다 전화기를 남편이 가져가더니 한참을 듣다가 그래서 이게 지금 제대로 한겁니까 한마디에 다시 조용 원하시는대로 다~~ 해드릴께요 라는 말이 수화기 너머로 들려옵니다.

우와~~ 이거 원 결혼 안했음 어쩔. 여자 혼자는 인테리어도 못하나 봅니다. 남녀한테 하는 태도가 완전 틀려져요.

저한텐 자기 나이가 이만큼 먹었고 다 성장한 아들이 있는데 이런식으로 따지는거 아니다라는 식으로 하더니 남편한테는 고분고분. 남편과 저 겨우 2살 차이인데 말이죠. 자기넨 페인트 제대로 해줬답니다. 더이상 못해주겠으니 돈 조금 돌려줄테니 다른 사람한테 하랍니다. 원래 에나멜 칠해져있던곳에 이런페인트 칠하면 떨어지게 되어있대요. 그럴거면 미리 말해줬어야죠. 그럼 문을 바꾸던지 다른 작업을하던 얘길했을거라니까 페인트 칠해달래서 칠해준걸 왜 자기한테 뭐라하냐고 합니다. 한달도 안되서 벗겨지면 뭐하러 비싼돈주고 페인트칠 하겠어요. 중문도 했더니 수시로 망가지고 롤러도 새로 교체했는데도 역시나 또... 지금은 그망할 인테리어집 정말 망했는지 없어져서 더이상 수리도 불가해서 남편이 어찌저찌 고쳐서 쓰고 있어요. 문도 어찌 그리 후지게 만들었는지 틈도 손가락 들어가게 있는데 그건 제가 잘몰라서 그렇지 원래 이런거라 큰소리... 네 네 못하는건 다 원래 이런거라고 우기는게 장땡이겠죠.


제일 압권은 배관입니다. 1년반전 여름 인테리어를 했기에 난방을 켜볼일이 없던 저희는 그저 스트레스는 잊고 살고 있었는데 겨울이되서 난방을하면서 이상한점을 발견. 안방의 1/3이 난방이 안되는거죠. 전문가를 불러봐도 모른다해서 배관청소 업체(은인입니다)를 불러서 배관 청소를 해봤는데 안됩니다. 보일러 분배기도 갈아보지만 소용이 없네요. 혹시 이집에 라디에이터가 있었냐 물어보시는 배관청소 사장님 말씀에 있었다고하니 인테리어 업자에게 연락해보라고 이거 제거 어떻게 한건지 알아보라하네요.

당장 전화해보니 자기네가 라디에이터 없애고 그냥 묻었대요. 관리실에서 제거해도 된다고해서 그렇게 했다고요. 배관청소 사장님께선 그런 무식한 업체가 어딨냐고 라디에이터를 없애면 난방에 연결을 해줘야하는데 그냥 없애고 묻어버림 중간에 난방이 안들어가는데 그런 기본도 모르는 사람들이 어디 인테리어를 하냐고 하십니다. 저보다 더 화를 내주시네요. 사장님께서 인테리어에 통화를 해주고 배관연결을 다시 해주기로 합니다. 안방과 거실쪽 화장실 두곳에 라디에이터가 있는데 인테리어에서는 아니라고 자기넨 거실 화장실꺼만 제거했다고 또 우기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같은 단지에 아이 유치원친구가 살고 있어 제가 잘못 알고 있나싶어 물어보고 위치까지 파악해서 얘기하고 벽을 뚫어보니 역시나 있었다네요. 관리실에서도 있었다는걸 자기넨 없었다 우기는데 다른집에 있는걸 확인해주니 빼도박도 못하고 뚫어서 수리를 해주는거죠. 퇴근후 AS상태를 봅니다. 이건 뭐 애들 화상입기 딱좋은 발목위에 손잡이 바를 하나씩 만들어줬네요. 6살 아이가 손씻고 나오다 거기에 다리를 살짝 부딪히곤 뜨겁다고 깜짝 놀랍니다. 전화로 또 뭐라하니 자기넨 예쁘게 해줬는데 인테리어는 원래 소비자가 만족을 못하면 하자라고 제가 너무 까다롭고 비상식적이란 식으로 말합니다.


자기가 지금 스피커폰으로 남편과 친구들과 제 대화를 같이 듣고 있는데 저 정말 예의없고 까탈스럽다고 뭐라고 하면서 어찌해주면 되겠냐길래 원래대로 차라리 라디에이터를 달아주던가 아니면 매립을하고 바닥으로 연결해달라고하니 그건 공사가 커지고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또 나이를 들먹이네요. 그분 조금있으면 환갑이라고... 저도 곧 불혹인데요. 자기가 저희집 인테리어 보수해주다 병도 얻고 스트레스도 받고 돈몇푼 벌려다 이런고생도 한다며 난리입니다. 조용히 남편한테 빨리 퇴근해서 전화 좀 해서 해결하라하니 바로 이틀뒤 주말에 공사해서 처리해줬습니다. 이때도 제가 분명 공사시 소음이 발생한다면 주변 민원이 생길테니 소음강도가 어떤지 알려달라고 알아보니 소음전혀 없다고해서 그냥 하게 되었어요. 그러나 공사 시작하자마자 인터폰에 경비실이 불이납니다. 그중 한집이 유독 항의를 많이 하는듯... 인테리어 사장님께 전화하니 그집이 자기 아들 친구네인데 자기가 얘기할테니 안심하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자기도 금방 끝나고 이렇게 시끄러울줄 몰랐대요. 아파트 그것도 쉬는 일요일 저희 완전 민폐 갑, 진상 갑, 소음 갑 삼단 콤보였습니다. 날씨도 춥고 어디 갈곳도 없고 제대로 공사 안해줄까봐 감시도 해야하고요. 3~4시간이면 충분하단 공사가 하루종일 걸리고 하루종일 긴장에 덜덜 떨었더니 밤까지 청소하고 정리하고 잘려고보니 몸이 장난아니게 힘들었답니다.




인테리어 하는게 결혼보다 더 어려운줄 몰랐어요. 3주정도 기간동안 3년은 늙은거 같아요.

지금도 소소하게 불편한점들은 있는데 얼마전 망한건지 없어진 인테리어집이라 더이상의 하자가 있어도 말도하기 싫습니다.

인테리어 하신다면 꼼꼼하게 세세하게 계약서에 적으시고 저처럼 망하지말것이며, 최대한 다 따로 하실 수 있다면 그렇게들 하세요.

인테리어를 하고나서 느낀건 여자가 혼자 뭔가를 하려면 완전 사납게 굴거나 인상이 나쁘거나 해야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는것과 남편이나 남동생, 오빠, 아빠등등 주변 남자를 최대한 총동원 남자를 통해 해결하면 바로 처리가 된다는걸 느꼈네요. 너무 씁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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